공상가 릴라 2011. 10. 19. 23:29

10월 16일 ~~ 오랜만에 팔공산 산행 갔다. 거의 5년만이지 싶다.

북적이는 사람들에 치이는게 싫어서 부인사쪽에 차를 세우고 서봉을 오르기로 한다.

10월의 중순에 접어드니 단풍이 조금씩 들긴 한것 같은데 비가 내리지 않은 탓인지

나무가지도 잎도 다 말라있다. 붉게 물들기도 전에 이내 말라 쪼그라드니 이쁜 단풍을 보기는 올해도 틀린 듯하다.

 

 

간만의 산행길에 열심히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도 보고~~ 

그동안 캠핑만 다녀서인지 운동부족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말해주는 숨가뿜현상~~

사실 오토캠핑은 차로 이동해서 차옆에 텐트치고 매번 화로에 고기꾸워먹고 술에 소시지 등

기타 먹는 즐거움이 반이상인지라 살찌는 여가활동이다.

그래서인지 산에 오르는 내내 힘들다고 투털거리는 울서방님~~

이길이 아니라고  예전에 올때 이리 힘들지는 않았노라고 계속 투털대신다.

나는 아니라고 이 길 맞다고 어디로 가나 정상에만 닿으면 된다고 우겼는데... .... 

다 올라와서 보니 등산로가 가파르고 험해서 출입금지시킨 코스였다.

서방님~~ 미안혀!!@@ 

종주등산로는 능선을 따라 봉우리를 넘으며 등산하는 거라는데 팔공산 종주등산로는 가산바위에서 능선을 따라

갓바위까지 연결되어있다니 꼭 한번 등산해보 싶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비로봉~~

 

서봉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 운동부족인 우리몸을 너무 혹사시키는 것 같아 포기하고

마당재 톱날바위등산로로 하산하기로 결정~~

적당한 자리에서 사가지고간 김밥에 캔커피를 먹는데 숲속은 춥다~~

(그동안 써온 보온병들이 수명을 다해서 캔커피를 마실수 밖에없었다,TT) 

빨랑 새로운 보온병시리즈를 구입해야지~~~

요즘 좀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상태다.

뚜렷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계절적으로도 그렇고 여러가지 풀리지않는 감정들도 있고~~

계속 머리속이 맑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산에 오니 너무 좋다.

그러면서 지오디의 '길'이란 노래도 생각나고

숲속에 우리둘만 있으니 갑자기 서늘한 기분이 드는것이

 김형경의 소설 '성에'에 나오는 폭설이 내린 숲 속, 세상과 차단된 외딴 집에 처참하게 버려진 세 구의 사체에

얽힌 슬프고도 무서운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들이 살았던 숲 속도 이런 느낌이었을거다.

참나무와 청설모가 들려주는 그들의 이야기가 다시 듣고 싶어진다.

내게 있어 자연은 평온하다기 보다는 어떤 두려운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역시 난 차도녀였나보다~~ㅎㅎㅎ

 

 

우리가 자주 먹던 찐빵과 만두를 살려고 했지만

도저히 차 댈때가 없어서 못사고 돌아가는 길~~

수태골 화원들이 즐비한 곳에는 국화꽃이 만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