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패턴과 묻지마 원단으로 만든 셔츠블라우스~
내겐 넘 크다는 느낌이 었는데 나보다 좀 더 큰 친구가 입으니 필이 산다. 그리하여 요놈은 그녀의 것이 된다.
내겐 너무 딱맞는 블랙공단 토오픈슈즈와 함께 그녀의 몸과 발에 얹히여 그녀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잘가라~~ 나의 이쁜 아가들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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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몇년째 옷을 만들면서 나는 무엇때문에 옷을 만들고 있는 걸까?새삼 생각하게 된다.
취미로만 ...정말 취미로만 옷을 만들다가 직업으로 그일을 하게 되었을때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빨리~ 더 빨리~ 앞공정에 맞추어 납품날짜에 마추어 새벽까지 해야했던 일~~
그래도 옷을 만드다는 사실이~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번다는 사실이 정말로 신기하고 신났던 때도 있었다.
그 러나 옷만드는 일과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분열과 만성적인 임금체불, 지루하고 반복적인 발전없는 작업라인은 점점 나를 지치게 했고
달라지고 싶다고 정말 즐거운 옷만들기를 하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느끼게 했다. 부장님과 언니들의 만류를 뒤로 하고 사표를 쓰던 날...
단순한 돈을 벌기위한 일이 아니라 진짜 즐거운 옷만들기를 하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나 그후로도 그다지 행복한 옷만들기는 하지 못한것 같다.
그 동안 해왔던 작업들이 무엇이었는지도 모르겠고 내게 남아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꽤만 늘어서 뭐던지 쉽게만 가려는 내가 보인다.
조금은 자만한 나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내가 공존한다. 이번에 굳이 양장기능사(봉제)시험을 준비했던 것도 그런 나 자신을 다지기 위해서였다.
결과야 어떻게 되었던 나는 비우므로해서 채워진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나를 비우고 내가 가진것들을 비우고...그래서 다시 채우는 그리하여
남과 더불어 즐거운 만들기를 하고 나누어 주는 기쁨도 누릴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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