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일상의 다반사

[일상] 동성로에서 꽃같은 친구들과 함께 보내기

공상가 릴라 2014. 4. 24. 16:37

 

2014년 4월 24일 목요일

 

힘든  치료를 무사히 마친 K를 위로한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O와 함께 시내에서 만났다.

영화를 한프로 보고도 싶었지만 마땅히 끌리는 영화도 없고

너무 이른 아침에 만나는 것도 힘들것 같아 느긋하게 만나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스파케티, 피자, 스테이크를 좋아하던  K는 치료후 도통 입맛이 없단다.

입맛 없을 땐 밥이 최고라며 찾아간  한정식집 '햇고을'

 

 

 

들어서는 길이 참 예쁘다~ 

꼭 어릴 적 친구집에 놀러온 기분이 들게 한다.

O의 어머님이 오래전 여름처럼 비빔면을 삶아 비벼주실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나 그때 그릇에 따로 담아서 비벼먹을 수 있게 해주지 않고 한꺼번에 비벼 준다고 투덜거렸던 기억이 난다.

참 재수없게 까탈스러운  인간이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중3 여름~ 방학을 앞두고

여자아이들 여럿이서  버스타고 1시간은 가야하는 O의 집엘 놀러갔었고 맛나게 비빔면 먹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K의 집에 자주 놀러 갔었다.

같은 방향의 버스를 타고 가다가 아쉬움이 남아 그녀를 따라 내리곤 했던 대명동 주택가~

우리가 자주가던 만화방, 오락실,처음 귀를 뚫었던 미용실, 스와치를 얻어왔던 동네 의상실,

k의 언니와 함께 간 막창집, 항상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던 그녀의 방, 냄새까지

모두 그립다.

 

 

옥상의 장독대도 정겹다.

예전 울집 마당에도 엄마의 손떼가 묻은 장독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는데... 그랬는데... ...

나이 들어가는 여자들에게 기억을  되살려 주는  집이다~

 

 

 

육회돌솥밥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커피& 수다타임!!

 

대백에서 시립도서관쪽으로 긴 길목~ 로데오거리라고 하나~

그 곳엔 체인커피숍부터 핸드드립커피전문점까지 다양한 커피숍들이 즐비하다.

그중에 우리눈에 띈 이층테라스의 이쁜 꽃들~ 자세히 보니 DIY커피숍이다~

5000원이면 핸드드립커피 체험도 할 수 있고 맛난 커피도 먹을 수 있다.

 

 

 

 

 

 

 

 

장식장에 가득 찬 커피잔과 접시는 눈을 즐겁게 하고

다양한 드립커피 용품들~ 탐나는 구나~~ㅎ ㅎ 

한동안 핸드드립 해먹겠다고 몇날 며칠을 인터넷 뒤지고 다닌 적이 있다.

딴지마켓에서 파는 넛지커피 보는 순간 예가체프니 시다모니 이름도 예쁜 것들을 맛보고 싶다는 허영심이 스물스물 타올랐었다.

그놈들을 맛 볼려면 드립 기구들이 있었야 했고 여기저기 참 많이도 기웃거리고 다녔다.

그러나

나에게는 핸드드립보단 캡술커피가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었다.

아쉬움으로 끝나버린 나의 욕망이 이곳에서 이루어지는구나~ㅎ ㅎ

이참에 나의 손맛을 보리라 다짐하며 핸드드립체험 신청~

나는 맛이 강한 블루마운틴을 선택했고 K는 예가체프를 커피를 못마시는 O는 생과일쥬스를 선택했다.

우리 선택의 결과는... ... ...

 

 

 

그냥 남이 내려주는 커피 마시자였다.

사실 여기저기 커피 마셔봐도 커피이름을 듣고 마시지 않는 이상

맛을 구별해내지도 못하는 저급한 입맛인데

 ㅎ ㅎ 우리에겐 카누가 갑이다!! 아님 그냥 믹스커피나 마셔야 할까보다~

실망한 아줌마 셋의 모습이 안스러웠는지

바리스타 총각이 정성스럽게 만든 커피를 한잔씩 내주었다.

참 사람의 힘이란 다른거구나~ 같은 재료, 같은 양의 물을 붓고도 다른 맛을 내다니

그런거구나~ 사람은 각자 다 다른거구나~ㅎ ㅎ

커피를 맛으로 마시냐~~ 멋으로 마시지~ㅋ ㅋ

커피가 목적이겠는가~~ 우리의 만남이~ 그녀들과의 수다시간이 즐거움이고 행복이지^^

 

 

내 사랑하는 그대들~

언제나 내곁에 있어 주어서 고맙다네~

 

사랑해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