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4년 7월30 ~ 8월 2일
장소: 문경해바라기캠핑장
올여름 휴가는 관광도 체험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쉬고만 오자는 컨셉으로
일찍감치 캠핑장 3박4일을 잡아놨었다.
서울사는 사촌언니네랑 얘기가 되어 2박3일은 같이 보낼수 있어 추가예약을 했다.
이 소식을 듣고 경산언니네도 1박은 올수 있을것 같다해서 추가예약을 했는데 결국 경산언니네는 시간을 맞출수가 없어
휴가일주일전에 취소를 해야했다. 참 아쉽게 됐다. 최대규모의 여름휴가가 될뻔 했는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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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휴가의 첫번째 사건~
요즘 영남지방이 마른 장마로 인해 계곡엔 물이 없고 농작물은 말라 수확량이 좋지않다고 연일 뉴스에 나오더만
이곳도 메말랐다.
물놀이는 한번 해볼수 있을런지 이리저리 둘러봐도 걱정이 되어 비가 좀 내려줘서 물이 조금만 더 있었음 좋겠다고
아쉬운 소리를 했었다.
그러고 해가 질무렵 숯불을 피워 맛나게 저녁고기를 구워먹는데 예고도 없이 바람과 함께 소나기가 내린다.
게릴라성 소나기라고 해야하나 5분정도밖에 내리지 않은것 같은데 펄럭이는 타프에 고인물이 흘러내릴곳을 못찾아
텐트위로 쭈르르 자동텐트가 무너져 내렸다. 미처 문을 닫지 않은 텐트안으로 물이 한가득
에어매트며 가방들이 다 젖었다. 우리의 작은 바람이 이리 잘 이루어질줄이야 어찌 알았겠냐~ㅋㅋ
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망연자실,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그 와중에 굽던 고기랑 소시지는 보호한 덕에 이런 상황에 배까지 고프면 수습이 될것 같지 않아
일단 소주한병에 고기를 맛나게 먹었다. 오늘밤은 텐트는 포기~차에다 잠자리를 만들었다.
올해 차 새로구입하고 언제 썬루프열고 밤하늘 별보며 한번 자보나 했었는데
더디어 소원성취를 한다. 필요한 선들 끌어다가 아들놈이랑 누워
애니보는 동안 맥주 마시자던 울서방님 운전석에서 코 고신다. 우리차가 딱 두명 누울자리밖에 안나온다는 아쉬움~
담날 일어나자 마자 간밤의 젖은 짐들을 정리하고 아침 햇살에 말리고
혹시 일어날지 모를 변에 대비하여 텐트 다시 치고 타프도 튼튼히 보완하고 한숨 돌리려는데
검은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더니 또 비가 온다~
이번엔 미리 대비를 한 덕에
여유를 부리며 어제의 참사를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것을 아쉬워하며
내리는 비를 감상하며 맥주를 마신다.
간밤에 불편하게 자던 울아들은 이 거친 비소리에도 꿈나라다.
비가 그치고 난 뒤의 파쇄석이 아닌 사이트의 참혹한 모습~
짐챙겨서 일찍 떠나는 팀도 있었고 이제 막 와서 텐트 칠려다 만 팀도 있었다.
늦은 오후가 되어 서울에서 도착한 사촌네 식구들~
아직 캠핑 장비가 없어서 아예 캠핑카를 대여해서 내려왔다.
간단하게 그늘막 텐트치고 숯불 피워 일찍 저녁을 즐긴다.
이렇게 함께 휴가를 즐기기는 처음이다.
아마 오늘 밤은 쉽게 잠들지 못하리라~
그리하여 새벽3시까기 달리고 달려서 주인아저씨에게 경고 2번 먹고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늘 캠장에서 만나게 되는 진상에 대해 격한 반응 보이던 내가 진상이 되어버렸다~ㅎㅎ
울서방한테 얼마나 타박을 들었는지~ 한동안은 술을 끊을지어다~ㅎㅎ
나의 사촌언니의 딸
나의 사촌
나의 사촌조카의 사촌 유민이~
여시짓으로 울서방을 즐겁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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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째날 아침6시~ 주변의 아이들 소리때문에 더이상 잠을 잘 수가 없다.
간밤의 숙취로 머리는 멍하고 속은 거북해서 화장실을 두번이나 갔다.사실 난 예민해서 밖에 나와서는 화장실 잘 못가는 타입인것을ㅠㅠ
이렇게 모이기도 힘든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갈수는없다는
형부의 의견에 따라 '짚라인' '래프팅' '승마'등 여러가지가 거론되었지만
선택된 건 '산악바이크'
총 9명이라서 두명씩 타게 되면 한명은 혼자서 타야하는데
컨디션이 좀 좋았더라면 내가 탔을 건데 어쩔 수 없이 완이가 혼자타게 되었다.
아들녀석은 기구를 이용한 놀이에는 서툰편이라 자전거도 못타는 녀석이니 사륜이기는 하지만
오토바이를 탄다는 일는 굉장히 겁이 나는 일일텐데 혼자 타보겠다고 한다~
20분의 기다림 끝에 안정장비 갖추고 오토바이 앞으로 집합!!
간단한 사용 설명을 듣고 연습으로 몇바퀴 돈 다음
인솔자? 교관? 조교?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를 젊은 청년을 따라 도로를 건너고
산길을 타고 오르막을 넘어 한동안 신나는 질주를 했다.
유독 아들녀석이 탄 오토바이가 말을 잘 안들어 몇번 멈추고 바꾸고 하더니
결국 내리막길에 굴렀다.
자전거 탄 경험도 없는 아이를 의레 당연히 이정도 쯤은 할 수 있겠지싶어
안일하게 생각한 우리잘못이 제일 크고
제대로된 설명도 없이 아니 잘못된 설명으로
내리막길인데 브레이크 잡지 말고 내려오다가 평평한곳에 닿아면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엉뚱한 설명만 해주고는 첫번째로 내려오게 한 인솔자의 잘못이크다.
한번에 10대정도의 오토바이가 함께 움직이는데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코스를 돌아야 하니 긴 설명도 보살핌도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사고가 났다.
넘어지면서 왼손을 짚었는데 손을 떨고 있다. 부러진것 같지는 않은데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점촌의 정형외과를 찾아갔다.
모두 휴가가고 병원들은 휴원이다.
어쩔수 없이 점촌중앙병원으로 가서는 1시간을 기다려 엑스레이를 찍었다.
다행이 뼈는 이상이 없고 인대가 좀 늘어났단다. 근육이완제와 소염진통제를 처방받고는 한숨을 돌렸다.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점촌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
천만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우리들이었다.
휴가중에 접한 소식중에 '28사단 윤일병사망사건' 을 건성으로 들어넘겼다가
집에 돌아와 뉴스및 인터넷기사, 팟빵을 통해 관련기사 접하고는
이땅에 자식을 낳는 것은 죄을 짓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미숙함을 보아주지 못하는 사회~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
뭐던지 잘하기를 강요하는 사회~일등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최고만을 위한 세상!
거기에 어느새 길들여져
우리 스스로도 그렇게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
휴가지에서 아이가 다쳤을 때도 울서방이 화를 낸 이유가 아들에 대한 걱정이 물론 먼저였겠지만
아이의 미숙함을 탓했고 번거로운 일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아들녀석은 잔뜩 주눅들어 있었다.
만만하지 않는 세상 강하게 키우고 싶은 맘은 알겠는데 남편의 기본에 깔려있는 가부장적 태도,그것도 군대식 사고방식일거다.
요 며칠 맘이 너무 아프다.
세월호 사건으로 교복입은 아이들만 봐도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더니
이젠 군복입은 아이들을 봐도 가슴이 먹먹하니 어찌 살아야 할까나?
'28사단윤일병사망사건' 시민감시단중 한분의 인터뷰내용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참으면 윤일병되고 못참으면 임병장되는 군대에
우리아들 보낼수 없다!"
우리 모두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안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게 삶이라고 산다는 것은 원래 고통이라고
그래서 행복은 가뭄의 단비처럼 가끔씩만 느낄 수 있는거라고...
오늘 이 순간을 다 같이 함께 할 수 있어 아프지만 행복했다고 2014년 여름을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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