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마음의 도서관

[생각] 너를 통해 나를본다. 연민

공상가 릴라 2015. 7. 25. 01:04

2013년 10월 5일 오늘은 기억하고 싶다고 P가 찍어 준 나

정수라의 노래

공포의 외인구단

심야 극장

밤거리

M의 얼굴.

P와 닮아있다. 둘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

L의 얼굴도 겹쳐 보인다.

그녀들의 공통점은 나를 바라보던 눈빛이다

그 눈빛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자기연민, 떨쳐버리고 싶은 또 다른 내 모습, 나약함? 누군가에게 자신이 도움이 되고 있다는 기쁨을 얻고 싶었나?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값싼 밥 한 끼 사주는 것뿐이었다. 낡은 우리 집 부엌에서 잠시 머물다 갈 수 있게 모른 척해주는 것뿐이었다. 그러다 결국 지쳐 외면해버리는 것이었지만. 

순간 그녀들에게 끌렸던 건 왜 일까?

그녀 셋과 함께한 일들이 달랐는데 중요한 것은 그때마다

나의 상태가 정체기였다는 거다. 목표를 상실했거나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때라는 거~

그녀들은 전혀 나랑 어울리지 않는 성격들이다.

조금도 흥미를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인데......

찌질하고 궁색하고 자존심 없는 인간이라고 피하고 싶었던 상대들인데 그들 속에서 나를 보았던가보다.

가련하고 불쌍하다고 느껴진 나를.

내가 위로받고 싶어서 그들을 위로해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들이 원한것도 아닌데 말이다.

결과는 서로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감정들은 내게 또 다른 절망과 상처로 남았다!

 

 

연민(COMMISERATIO);

1. 타인에게 사랑이라는 착각을 만들 수도 있는 치명적인 함정.  

                                                                               -강신주의 감정수업.  

2. 자신과 비슷하다고 우리가 상상하는 타인에게 일어난 해악(해가 되는 나쁜 일)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연민이라는 것은 양날을 가졌답니다. 연민을 잘 다루지 못하겠으면 거기서 손을 떼고, 특히 마음을 떼야합니다.

연민은 모르핀과도 같습니다. 처음에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치료도 되지만, 그 양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거나 제때 중단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처음 몇 번 맞을 때에는 마음이 진정되고 통증도 없애 주죠. 그렇지만 우리의 신체나 정신은 모두 놀라울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답니다.

신경이 더 많은 양의 모르핀을 찾게 되는 것처럼 감정은 더 많은 연민을 원하게 됩니다.(......)

소위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연민은 무관심보다도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 의사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고, 판사나 법 집행관, 전당포 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연민에 굴복한다면 이 세상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연민이란 거, 아주 위험한 겁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초조한 마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