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올해부터 내 아이의 오랜 학창시절이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날것이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것이며, 많은것도 배우고 또 느끼게 되겠지...
그 시간속에서는 긴긴 인생에 이12년만큼 소중하고 값진 시절이 없다는걸 알지 못하겠지만...
언젠간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게도 되겠지... ... ...지금의 엄마처럼... ...
감독: 제임스 클라벨
출연: 시드니 포이티어, 주디 그리슨, 수지 켄덜, 루루
오래전 '마음은 언제나 태양'이란 영활 명화극장에서 봤다. 그 영화의 주제가 였던 루루가 부른 'to sir with love'...
영화속 흑인 선생님을 좋아했던가...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던가는 기억 못하지만 이 노래를 듣을때면 늘 한분이 생각난다.
학창시절 12년동안 여학생들만의 특권(?)인 선생님 짝사랑하기도 한번 안해본 내가 나중에서야 많이 좋아했구나 깨닫게 한 그 분!!
고3때 담임선생님...국어을 가르치셨다.
학기 초부터 내게 관심을 보이며 반장선거에도 추천해주시고 내 큰 목소리를 기억하시고 교내 웅변대회도 나가보라고 하셨는데
나는 그런것들 하기도 싫었고 관심도 없었다. 오히려 선생님의 관심이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고등학교 3학년 졸업반.
일반계 고등학교라면 전부 대입때문에 정신이 없었겠지만 실업계 고등학교에서는 취업때문에 정신이 없다.
3학년 학기초부터 대기업이나 금융계에서 원서가 오기 때문에 성적이 상위이고 자격증이 있는 아이들은 따로 2학년때 부터 일반 상식공부와 모의 면접을 학교에서 시킨다. 몇몇 아이들은 대입을 준비하기도 해서 따로 반이 갈리기도 했다. 일반고3 못지않게 보이지 않는 경쟁과 긴장이 팽팽하다.
2학년때랑 다르게 친했던 친구와도 어디 원서를 받았느냐에 따라 경쟁상대가 되었으니까 ...대학입학문제보다 직장을 구하는 문제이므로 경쟁의식이 더 했다.
같은 학교에 원서가 5장와도 합격하는 사람은 1명정도일뿐이니까... 열심히 자기 소개서를 꾸며서 쓰고 면접 예상질문에 답을 연습해서 말하고...
머리를 새로 하고 면접에 입을 옷들을 사고... 치마입는 연습을 하고... 이 모든 것들이 나는 너무 싫었다.
아직 어린데... 세상에 나갈 준비같은거 안되어 있는데... 사실은 어른이 된다는게 너무 두려웠다. 그래서 선생님이 신경써서 추천해주시는 원서도 반가워하지 않았던것 같다. 입사원서 쓸때도 선생님께 무지 혼나면서 썼고 필기시험 준비할때도 선생님의 강요에 이끌려 하게 되었다. 분명 내일인데 꼭 남의 일을 대신하는 기분이었다.
2차 필기에 합격한날 교무실 입구에 붙여있는 내이름이 낯설 정도였으니까... 참 바보같았다.
그때 내가 좀더 적극적으로 내일로 받아들였다면 내 인생의 시작이 좀더 순탄했을까... 지금 더 나은 자리에 서 있을수 있었을까?
결국 나는 최종면접에서 떨어졌고 친구랑 구미로 간다고 억지를 부려서 가놓고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때는 선생님이 잘해준다는 걸알고 일부러 골탕먹이는 사람처럼 굴었던것 같다. 같은 그룹에 속했던 친구들은 은행이다 증권회사다 축협으로 취업이 되어있었고
이제 학교에는 어중이 떠중이들만 남았다. 마지막 남은 학교생활 몇달이 참 쓸쓸하고 지루했다. 그래서 시작한 분식점 알바도 한달을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었다. 그 후로 몇군데 원서를 받았지만 의욕보다는 상실감이 더 컸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더욱 의기소침해지고 우울해 했다. 긴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졸업식...
나는 졸업식에 가지 않았다. 며칠뒤 선생님으로 부터 졸업앨범과 상장을 찾아가라고 연락이 왔다.
봄방학을 한 설렁한 학교 상담실에서 선생님과 마주앉았을때 내가 한말은 " 선생님. 왜 살아요? " 였다. 눈물을 줄줄흘리면서.
선생님은 왜 진작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런 고민을 일찍 말했다면 좋았을텐데라고...
그날이후로 가끔 잘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전화를 받았고 나는 의외로 덤덤하니 나날이 얼굴에 살을 찌우며 집을 지켰다.
그때는 내가 원하는게 뭔지 알지 못했고 내가 뭘할때 행복한지도 알지 못했다. 그런 말씀이 생각난다.
나는 너에게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일뿐이라는...아직 어리니까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 더 멋진 일들이 있을거라는 ...
내가 첫 직장'장흥직물'에서 일할때 만난것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여름 나는 처음 내가 하고 싶어하는걸 찾았다.
그후 장흥을 그만두고 입시학원에 등록했다.
선생님께 물었던 그 질문에 답을 찾기위해 더 많은 방황과 좌절을 맛봐야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나 자신에게 묻고있다.
'나는 왜 사는걸까?'
지금껏 나를 그렇게 격려해주고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난적이 없다. 앨범을 뒤적이면 선생님과 찍은 사진들이 있다.
졸업여행가서 민속촌과 에버랜드에서 찍은 사진...가을소풍에서 찍은 사진...팔공산 야영장에서 찍은 단체사진속에서 내 어깨를 감싸주시던 선생님의 모습...
몇해전 선생님을 찾아뵙고 싶어서 다음에 올렸더니 휴대폰번호가 날아왔다. 모교 홈피에 들어가보니 아직도 그곳에 재직중이시다.
만나고자 한다면 그리 힘든 일도 아닐것인데 추억은 추억속으로~~ 연락하진 않았다.
To Sir, With Love /Lulu
Those school girl days of Telling tales and biting nails Are
gone But in my mind
수다를 떨고 손톱을 깨물던 옛 소녀시절은 이제 지난 시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I know they still will live on and on But how do you thank someone Who has taken you From crayons to perfume It isn't
easy but I'll try
그 시절은 계속 마음속에 남아있을 거라는걸 크레용을 쥔 아이에서 향수를 뿌리는 숙녀로 변하게 해주신 그분에게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하나요 그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전 하려 합니다
If you wanted the sky I would write Across the sky in letters That would soar a thousand feet high To sir, with love
당신이 하늘을 원하신다면 전 하늘을 가로질러 천피트나 높이 치솟은 하늘에 편지를 쓰겠습니다 선생님께 사랑을 보냅니다 라고...
The time has come For closing books And long last looks must end And as I leave And as I leave I know that I am leaving My best friend A friend who taught me Right from wrong And
weak from strong That's a lot to learn What what can I give you In return
이제 책을 덮을 시간이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모습들이 이별을 고해야 해요 떠날 때가 될 때 저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어떤 것이 약하고 강한가를 가르쳐 주었던 저의 가장 소중한 친구들 떠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건 바로 배워야 할 많은 것들입니다 내가 과연 당신에게 그 보답으로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요?
If you wanted the moon I would try to make a start
But I would rather You let me give my heart To sir, with love
당신이 달을 원한다면 전 그걸 구해 보기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제 마음을 드리는 게 더 좋겠군요
선생님께 사랑을 보냅니다
If you wanted the moon I would try to make a start
But I would rather You let me give my heart To sir, with love
당신이 달을 원한다면 전 그걸 구해 보기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제 마음을 드리는 게 더 좋겠군요
선생님께 사랑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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