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디에나 있지만 사실은
그 어디에도 없는 나를 찾아 나설 때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문득 혜완은 어떤 사람도
언제나 불행한 건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이 세상 모든 불행이 자신에게만 쏟아져 내린다고,
마치 하늘이 무너지듯이 쏟아져 내린다고
생각했던 자신은
지금 여기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웃고 있는 사람이
언제나 행복한 건 아니듯이
울고 있다고
언제나 슬픈 것은 아닐 것이다.
불행한 건 어쩌면
오늘 일어난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본문 중에서--
나는 세월을... 경험과 느낌의 세월을 반대로 사는것 같다는 생각을한다.
10대때 이미 인생에 별기대꺼리가 없다는걸 알았다.
그때 얼마나 죽음에 대해 고민했던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바다에 뿌려질거라고... 결혼을 한다면 아이는 하나만 낳을거라고...
서른두살이 되기전에 죽을거라고...
20대때 나는 벌써 인간을 그것도 남자를 믿고 의지하다는건 혼자 울일밖에 만들지 못한다는걸 알았다. 그때쯤에 이 책을 처음 읽은것도 같다.
분노에 차서 이를 갈며 가슴을 찢으며 어리석은 여자로 태어났음을 비관하며... ...나를 잃어버리면 어쩌나 .. 그러고도 살아지면 어쩌나 두려움을 느꼈었다.
30대가 되어 나는 조금 희망을 품는다. 달라질수도 있겠다고... 나아질수도 있겠다고... 사람이 변한다면 말이다. 그러면서 두려움도 느낀다.
그 희망이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부질없는 희망이면 어쩌나싶어서...
요즘도 가끔 이책을 꺼내 읽는다. 군데 군데 밑줄친 내 흔적들이 있다. 나는 내가 여자인게 참 좋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하기전에는.
결혼을 하고나니 나는 내가 아니라 그저 누구의 마누라.. 어느집의 며느리... 누군가의 엄마...올케언니...형수님..형님과 동서이면서 식모도 되고 하녀도 되고...가끔은 창녀도 되었다. 그 굴욕의 시간들을 견뎌내야 했을때도 이 책을 읽었다. 결혼초기 이 굴욕감으로 머리가 터져버릴듯했지만
이제 나도 세상사와 어느정도 타협하며 살 지혜는 터득했는지 그럭저럭 견뎌내고 있다. 성숙인지.. 타락인지는 알수없지만.
그래서 나는 딸을 낳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들이던 딸이던 세상에 살아가는 일은 누구한테나 힘든것 같다. 인간답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수 있는 그런 세상은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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