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전 쯤~ 2002년정도였나~
분가하고 형편이 조금나아질무렵 울서방의 관심은 볼링이었다.
그때 회사에 젊은 사람들끼리 비정기적인 볼링 모임의 바람이 불었던걸로 기억한다.
총각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장만한 볼링공으로 가끔 치던 볼링을 새로운 취미생활로 해보겠다며
5월1일 근로자의 날. 새로 공을 구입하고 지공을 했다..
그때까지도 나는 별 생각없이 따라갔다가 덩달아 공을 맞추게 되고 우리의 새로운 취미가 되었다.
처음엔 둘이서 연습게임 치다가 실력이 좀 붙자 볼링장 클럽사람들이랑 어울려 치기도 하고
울서방 회사동료들 모임서도 편갈라 치기도 하고
볼링장에서 자주보는 젊은 청년들과 내기 볼링으로 음료수도 얻어먹고 어깨 인대가 늘어나는지도 모르고 신나었다.
연속스트라이크 7개가 울서방 기록이고 나는 6개 연속스트라이크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한 2~3년 재미나게 치러다녔었다.
뭔던지 잘될때를 유지하는 건 힘든일인가 보다. 울서방 한번 빠지기 시작한 슬럼프에서 헤메고 있을 때 나는 어깨를 심하게 다치고 그렇게 락카에서 볼링공이 섞어가다가 시댁에 베란다에서 또 몇년을 잊혀졌다.
이번 설날~ 무슨 생각인지 먼지 덮인 볼링가방을 꺼내어 왔다. 우리가 한창 다니던 볼링장이 그대로 있다. 샵주인이 바뀌었을 뿐. 낡은 공을 수리했다. 지공도 다시 했다. 몇번 던져보니 몸이 기억하고 있다.
예전에도 내가 기본자세가 좀 되기는 했다. 선수로 뛰어보자는 얘기도 들었으니까~ㅋㅋ
체력은 예전같지 않다. 3게임치고 나면 무릎이 아프고 허벅지가 결리고 온 근육이 아프다. 세월은 속일수가 없는가 보다.
둘이 운동삼아 치는 것 보다 점수와 상관없이 여럿이 어울려 쳐야 재미나는 운동인데
우리 주위의 사람들은 다들 운동을 싫어한다.
볼링장에선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들을 많이 볼 수있다. 어설픔과 패기로 가득한 모습~
공이 커터에 빠져도 핀이 하나도 넘어가지 않아도 어울려 하는 놀이에 웃고 있는 그네들의 웃음소리가 좋다.
뭔가를 꼭 잘해야지만 재미있는 건 아닌게 분명하다. 아들 녀석에게 볼링을 가르쳐줘야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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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있어 볼링은 대한 첫번째 기억은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때 작은오빠 따라 가본 볼링장에서
공들고 걷다가 공이 뒤로 빠지는 바람에 기겁했던 기억이다.
두번째기억은
스포츠센터에 취직한 친구의 직장에 놀러갔다가
어설픈 동작으로 우연히 만난 스트라이크에 대한 기억이다.손톱은 부러졌어도 짧게나마 신나고 즐거웠던 기억.
마지막 기억은 이십대중반~
방통대 모임수업의 뒤풀이로 갔던 볼링장~
두명씩 팀나누어 경기했었는데 완전 어리버리 나때문에 골찌하고 음료수 샀던 내파트너~그날 처음본 사람이었다.
다들 직장인들이라 친목도모 볼링의 경험이 많은듯~
그때의 나는 제대로 된 직장생활의 경험도, 앞으로의 계획도 없이 막연히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방통대로 편입한 상태라 참 이질감느꼈었다.
울서방이랑 연애시절 친구들이랑 가끔 볼링장가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볼링이
내 삶의 어느부분에서 내게 성취감과 만족감을 줬던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공에 내몸무게를 실어 던지면 10개의 핀을 시원스레 싹슬이할때의 쾌감~~
그느낌을 맛본것 만으로 이미 꽃은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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