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억
그런데도 나는 지금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바람 부는 세상 속으로 기어이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내 삶의 슬픔이 내가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영화'밀애'의 마지막에 나온 걸로 기억하는 대사...
처음에는 책이랑 좀 다른 느낌이어서 어리둥절하더니 마지막에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던 영화.
다시 책을 읽어보고 싶다.
처음 전경린의 소설 ' 내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을 읽었을 때
며칠은 그 잔상 때문에 현실 생활이 곤란할 지경이었다.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나로서만 존재할 수 있을까??
를 고민하게 했던 소설이다.
전혜린을 좋아하다던 그래서 필명에도 린을 넣었다는 작가 안애금.
사랑을 버린 채 사느냐, 사랑을 간직한 채 죽느냐를 고민했던 그래서 서른두 살에 자살한 전혜린처럼 그녀도 사랑의 끝은 죽음이라고 생각한 걸까? 알 수는 없지만 사랑의 끝이 죽음과 잊힘이라면
아마도 나는 잊고 살아남아있는 쪽일 거다. 그리고 저 말을 하겠지.
깊은 슬픔이 나의 존재감을 더욱 일깨워준다 라고.
설사 그렇다 해도 사람이 사람을 통해서 진실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경험이지 않을까?
그 사람이 남자이건 여자이건 간에 말이다. 주로 여자는 남자와의 만남으로 진정한 성에 눈뜨고 나아가 자신을 인식하게 된다는 식으로 표현되기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육체적인 만족보다는 정신적인 교감이 더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을 통한 진실한 나를 발견하는 일... 내게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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