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8년 9월 23일~25일
오랜만에 며칠을 아들 녀석과 보낸 날들이었다.
차례상 준비한다고 장 보러도 같이 다녀주고
할머니 조끼도 골라주고
추석날은 차례 지내고 삼촌과 다 같이 영화도 보고 내기 당구도 쳤다.
그 시간들이 눈물 나게 좋았었다고 나중에 녀석이 내게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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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4일째 날~
시누이네와 유통단지 근처에서 만나
맛난 점심을 얻어먹고 동촌유원지로 산책을 갔다.
나의 고향~ 저기 동촌 구름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얘기를
오빠, 언니들에게서 들으며 자랐다.
아직도 그곳에 가면 나를 낳아준 엄마가
코를 풀어 호떡을 구워 팔고 있다는 그런 거짓말을 핑계로
집을 나가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오랜 전, 이곳에 와본 기억이 있다.
40년쯤 전에...
큰오빠와 올케언니가 연애를 하던 시절에
지금은 보련이지만 그때는 정자였던 세째언니랑
구름다리 위를 건넜었다.
바로 코를 풀어 호떡을 만들어 판다는 나를 낳아준 엄마 얘기를 하면서 말이다.
그때 갔던 복숭아밭에서 먹었던 백도는 얼마나 달콤했던지...
수많은 안 좋은 기억들 사이에 그런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이 하나쯤은 있었어 다행이다.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올해는 아버지 제사 때도 오빠네에 가지 않았다.
추석에도 가지 않았다. 언니도 보지 않았다.
엄마도 보러 가지 않았다. 그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서 자꾸만 피하게 된다.
어쩐지 뭔가 너무 좋다 했다.
가족이란 게 오래 붙어있으면 꼭 사고가 터지는 법이다.
우리의 삶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
5일 후
시아버지 제사 때 사고가 터졌다.
남편과 아들의 싸움이었는지
남편과 나의 싸움이었는지
남편의 자존심 문제였는지 잘 모르겠다.
화목한 가정이란 환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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